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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ne의 변신

테크 & 도시 인사이트 · 2026년 3월

THE LINE의 변신

사우디의 새로운 꿈

사막 위의 유토피아를 꿈꿨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도시 프로젝트가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방향을 틀었다. 꿈의 크기가 줄어든 걸까, 아니면 더 영리한 미래를 선택한 걸까.

170km
당초 계획 길이
2.4km
현재 목표 (1단계)
5,000억$
총 프로젝트 규모
50억$
AI 데이터센터 투자

배경

세계에서 가장 긴 건물 대신,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인프라를 선택하다

2021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발표한 '더 라인(The Line)'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폭 200m, 높이 500m의 거울 벽 두 동이 170km에 걸쳐 이어지는 이 초거대 구조물은 자동차도, 도로도 없이 900만 명이 살아가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도시를 약속했다.

그러나 2026년 현재, 그 약속의 형태가 바뀌었다. 건설 비용 폭등,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 압박, 기술적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겹치면서 사우디는 전략을 재조정했다. 주거 공간을 채워 넣으려던 자리에 이제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들인다는 구상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다. 글로벌 AI 수요 폭증이라는 새로운 기회 앞에, 사우디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피봇(pivot)일 수 있다.

📊 규모 비교

2021 당초 계획 — 170km
900만 명 수용 목표
2024 현실 목표 — 2.4km
← 원래 계획의 단 1.4%

연대기 — 더 라인, 그 변화의 궤적

2021
발표

170km 선형 도시 '더 라인' 공식 발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국영 TV를 통해 더 라인 프로젝트를 공개. 길이 170km, 높이 500m, 900만 명 수용을 목표로 하는 사막 위의 미래 도시 구상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22
착공

초기 토목 공사 시작, 글로벌 기업 수주 경쟁

한국의 현대건설·삼성물산을 비롯한 글로벌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총 1조 달러로 추산되는 이 프로젝트는 '세기의 공사'로 불리며 전 세계 철강의 20%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표됐다.

2024
축소

170km → 2.4km, 계획 대폭 축소 보도

블룸버그가 익명의 사우디 관리를 인용해 더 라인의 1단계 목표가 2.4km, 수용 인구 30만 명 미만으로 대폭 줄어들 것이라 보도. 원래 계획의 1.4%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2025
전환

네옴에 50억 달러 AI 데이터센터 건설 발표

사우디 국부펀드 소유 네옴과 데이터볼트(DataVolt)가 협약을 맺고 50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네옴 '옥사곤' 지역에 건설하기로 했다. AI 인프라 거점으로의 전환이 가시화됐다.

2026
방향 전환

주거 도시 →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공식 선회

아파트와 공공시설로 채우려던 더 라인 내부 공간을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 구체화. 건설 비용 절감과 AI 경제 수요 대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인간으로 가득 찬 미래 도시의 꿈은 다소 축소됐지만,
사막의 벽 뒤에서 끊임없이 작동하는 서버들이
사우디의 새로운 미래를 견인할 것"

— 시장 분석가 관측, 글로벌이코노믹 2026.02

전략 분석

왜 데이터센터인가

🌊

홍해 해수 냉각의 이점

AI 서버는 막대한 열을 발생시켜 냉각 비용이 막대하다. 더 라인이 위치한 홍해 연안은 해수를 활용한 자연 냉각 시스템 구축이 용이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재생에너지 인프라 활용

애초에 더 라인은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도록 설계됐다. 탄소 중립 데이터센터에 대한 글로벌 빅테크의 수요와 맞아떨어지며, 그린 AI 인프라의 거점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

🤖

글로벌 AI 수요 폭증

대형 언어 모델(LLM) 확산으로 전 세계 서버 공간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다. 넓은 부지와 안정적 전력, 해수 냉각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네옴은 빅테크 투자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

고부가가치 자원 재배분

막대한 건설 자금을 물리적 도시 건설보다 데이터 처리 능력 확보에 쏟는 것이 경제적 실익이 크다는 분석이다. AI 시대의 핵심 자원인 컴퓨팅 파워를 선점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

석유 이후 경제 다각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사우디의 재정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데이터는 '디지털 석유'로 불린다. 에너지 패권에서 데이터 패권으로의 전환은 비전 2030의 본질적인 목표와도 일치한다.

🌐

지전략적 허브 포지셔닝

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잇는 교차점에 위치한 사우디는 글로벌 데이터 허브로서의 지리적 이점을 갖는다. 중동 전체 데이터센터 투자의 60% 이상이 사우디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망과 과제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사우디의 전략 수정은 분명 현실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과거 전례를 돌아보면 낙관만 하기 어렵다.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는 200만 명 목표에서 수만 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제다타워는 7년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더 라인 역시 '추가 평가가 진행 중'이며 세부 계획은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

이번 방향 전환은 국내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건설 인프라 수주에서 벗어나 AI 서버 설비, 전력 인프라, 냉각 시스템,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이미 현대건설, 삼성물산, HD현대일렉트릭 등이 네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만큼, 변화하는 수요에 맞게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결론 — '꿈의 축소'인가, '전략의 진화'인가

더 라인의 변신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다. AI 시대라는 새로운 현실과 맞닥뜨린 사우디가 선택한 실용주의적 피봇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건물 대신,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연산 거점을 택한 것. 사막에서 솟아오를 미러 월 사이로 서버 팬 소리가 울려 퍼지는 미래 — 그것이 더 라인의 새로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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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비전2030 #더라인 #네옴시티 #AI데이터센터 #중동테크 #디지털전환 #빅테크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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